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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 미타(Mita)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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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린비 작성일20-05-24 16:44 조회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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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와 볼리비아 등 일부 남미 국가는 미타(Mita)라는 강제 노역제도를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멜리사 델 교수는 미타가 1573년에서 1812년까지의 장기간에 걸쳐 해당 국가의 광산 노동에 적용되어 발생한 경제적인 효과를 분석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미타에 의해 강제적으로 적용된 노역으로 인해 가계소비는 정상경제 대비 25% 낮은 결과를 낳았으며 자수성가한 부호가 나타나지 못해 토지가 크게 세분화되어 대규모 토지 소유자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 수준도 저하되었다. 그러한 빈곤함의 파급효과는 현재까지 잔존해, 지금도 해당 국가의 인프라는 확충되지 못하고,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도 드물어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통상 라틴아메리카의 경제는 매우 큰 양극화, 곧 토지가 매우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중산층이 유지되지 못해 경제가 발전되지 못하였다고 주장되었다. 멜리사 교사는 이와는 달리 미타에 의해 토지는 거의 균등하게(넉넉한 토지를 가진 자가 거의 없게) 배분되었음에도 경제 침체가 발생하였음을 밝힌다. 오히려 멜리사 교수는 미타에 의한 강압적 노동제도, 노동 후 과실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징수해가는 세금제도를 지적한다. 그러한 착취적 제도에 의해 주민들은 노력할 동기를 가지지 못하고, 저축할 여유도 갖추지 못하였으며 당연히 교육은 그림의 떡이었다.

고등교육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인적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대학교육의 가장 큰 의미라면 삶의 등용문이라는 점이다. 건실한 고등교육은 장기적인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보다 요구되는 선결 과제이다. 교육이라는 인적자본의 축적 과정을 통해 개인은 발전하고 성장해 기회의 사다리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원을 착취하는 징발적 발상에서 탈피해 자율에 의한 자본(물적 자본,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제도를 구성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일자리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 안에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을 1만 6천여 명 순증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쉽다.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공무원의 수는 110만 명을 훌쩍 넘겼다. 그런데 또 공무원을 늘리는 것은 고용 사정이 절박한 민간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재정만 투입하면 생성되는 것이 공공 일자리지만, 늘어난 공무원의 인건비와 연금과 같은 장기적 부담인 재정 수요는 민간 일자리를 구축시키기 때문이다.

공무원 증원으로 인한 재정지출 확대는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앞서 언급한 남미국가의 징발적 조세제도로 민간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진지한 논의 없이 적자 국채발행이 남용되면 구축효과에 의해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공무원이 늘면 규제가 그에 순응해 증가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경제활동 인구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공무원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합리화돠기 어렵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십분 이해한다. 정권 하에서의 단기적인 성과를 끌어내고, 당장 눈에 보이는 지표의 개선을 위해서는 재정투입으로 간편하게 창출되는 공공일자리를 구성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이는 사람으로 치면 당장의 허기를 위해 패스트푸드를 계속 섭취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장기적인 건강과 체질개선을 위해 먹기 싫은 음식을 먹고 하기 싫은 운동을 해야하는 것처럼, 장기적인 금융, 의료 등 서비스분야의 규제개혁과 제조업 분야의 국제적 가치사슬의 회복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근시안적으로 추진하는 재정확대와 비대한 정부의 탄생은 의도치 않게 우리나라의 조세, 행정제도를 남미의 미타(mita)와 같은 악법으로 전락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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